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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제아트워크/글 2025. 4. 27. 23:54
발을 구르는 소리만 들려. 뚜벅뚜벅, 아니 저벅저벅, 아니.... 이따금 헛발 디뎌 애먼 돌 비비는 스치는 소리나 나고.... 나는 그렇게 걸어서 색이 다 퍼렇게 바래버린 하늘 아래에서 외로운 벤치에 몸을 내려놓았다. 지나가는 사람이 없네.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들어올려 주위를 살펴도 네 발로 걸어다니는 인간 조차, 없다. 아... 고독해. 마음이, 감정이 참 물에 젖어 찢어져버린 신문 뭉치같았다. 여자를 생각했다. 한 여자를 생각했다.... 그러나 아무나 나타나라. 아무나 나타나라고, 생각했다. 왼쪽으로부터 저벅저벅 나타난 것은 어떤 남자였다. 수심깊은 눈알빛에, 절뚝절뚝절레절레거리는 몸짓을 나는 그냥 지켜보았다. 자세히 보니까, 어라. 내가 액정너머에서만 보던 그 남자잖아. 그러고 보니, 언제 이곳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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